콩바구니의 그림일기

기억력

일기장 2007/01/12 20:29

저는 기억력이 좋은편입니다.
사소한것을 잘 기억합니다. 오래전 일을 잘 기억합니다. 하지만 암기과목은 쥐약입니다.
공부방법의 문제일것입니다.

가장 오래된 기억중 몇가지를 뽑아볼까요.

3살

  • 동생이 태어나고 얼마 안되서 일가 친척들이 모였습니다. 이전까지 저에게 오는 관심들이 동생에세 몰리는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친척들이 간난아기인 동생만 보는것 같습니다. 왠지 분해진 저는 걸음마를 할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기어다녔습니다. "저도 애기라구요. 좀 봐주세요" 하는 시위였던 셈입니다.
    그러다 그 관심받기 작전이 뜻하지않은 사고로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그때당시 저희집은 연탄보일러였습니다. 그래서 안방에 뜨거운물을 여과시키는 장치가 있습니다. 제가 실수로 그 여과장치를 건드렸던것 같습니다. 벌컥벌컥 여과기에서 넘쳐흘린 뜨거운물이 제 종아리에 커다란 화상을 남겼지요. 무척 아팠습니다. 펑펑 울었고 그자리에 있던 어른들이 달려와서 걱정어린 시선을 던집니다.
  • 동생이 걸음마를 시작할즈음입니다. 저는 가끔 동생이 얄밉습니다. 그래서 동생이 먹는 분유를 뺐어 먹습니다. 분유통에 숟가락을 집어넣어 퍼먹습니다. 제법 맛있었습니다.
  • 3살때 한번은 동물원에 갔습니다. 동생. 엄마. 아빠. 큰고모 등등 한가족이 그때 막 개장한 어린이대공원에 놀러갔죠. 돌고래쇼를 볼 예정이였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갔습니다. 그때 동물원에서 본 우리안의 독수리가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 3살때 저희집은 영등포 양남동에서 식당을 운영했습니다. 정문은 차도가 있는 인도로, 쪽문은 건물사이의 인도로 나있는 작은 식당이였습니다. 정문으로 들어와서 쪽문으로 나온다음 다시 정문으로 들어가서 쪽문으로 나오는 놀이를 했습니다. 제법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정문이 닫혔습니다. 누군가 고의로 문을 걸어잠근듯 합니다. 당황한 저는 문을 두드리는데 옆에서 왠 트럭이 다가옵니다. 정신을 차리니 병원이였습니다. 교통사고였나봅니다. 퇴원 선물로 그때 아빠가 사준 바닐라 아이스크림 맛있었습니다. (동생이 다먹었습니다..)
    사고이후 5살까지 기억은 백지 상태입니다. (자폐증이였습니다.)

5살

  • 종종 세진이(사촌동생입니다) 가 놀러와서 같이 놀았는데. 그날은 세진이와 동생 저 셋이서 서부시장에 놀러갔습니다.  뻥튀기, 센베이과자 등을 전문으로 만드는 과자공장 맞은편 골목길에서 세진이가 걸어가는 맞은편으로 덤프트럭이 빠른속도로 다가오는것이 보였습니다. 생각할새도 없이 몸을 날렸습니다. 거리가 꾀 됬는데 어떻게 닿았는지도 모르게 거의 날다시피해서 세진이를 낚아챈저는 그대로 길 가장자리에 같이 넘어졌습니다. 무릅이 까졌고 아팠습니다. 목청놓아 울었더니 마침 장을 보던 엄마가 달려와주셨습니다. 그때 현장을 목격한 어떤 아저씨의 증언으로는 제가 아니였더라면 큰일 날뻔했다는 것입니다. 세진이가 트럭에 치였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엄마손 잡고 유치원에 입학하려 갔습니다. 하지만 반나절도 안되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그다음날에는 태권도장에 갔습니다. 자폐증때문에 유치원에서 받아주지 않았던걸로 생각됩니다.

  • 태권도장의 아이들과 거리에서 놀았습니다. 길을 건너다가 차가 급정거할때 나는 끼익 소리가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횡단보도 위를 계속 건넜습니다. 5번정도 성공했습니다.
  • 엄마가 사주신 아톰 로봇을 사자마자 5초만에 잃어버립니다.
    태엽이 있어서 감은다음 놓으면 앞으로 나가는 장난감이였는데. 길목에서 굴렸다가 하수도 구멍에 퐁당 빠져버렸죠. 엄청 혼났습니다.

  • 비가오면 바닥에 생기는 기름위로 떠오르는 무지게빛 무늬가 참 이쁘다고 생각했습니다.
  • 바람불면 나무가 흔들리는데, (고층빌딩이 적었던 그때당시의 서울은 바람도 매서웠습니다) 나무가 흔들리기때문에 바람이 분다고 생각해서 심지어는 나무가 없으면 바람이 없을거라고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 태권도복을 입고 태권도장에 가는길에 동내아줌마한태 씩씩해보인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칭찬 받은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6살

  • 유치원에 다니게 됬습니다. 진승욱 이라는 친구를 사귑니다. 정말 그친구를 좋아해서. 유치원에가면 그친구가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놀았습니다.
  • 그림그리는것을 좋아했습니다. 하루는 물고기를 그렸는데, 다른친구들이 다그리고 집에 갈때까지 물고기를 한마리도 칠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물고기를 무슨색으로 칠할지 몰라서 였습니다. 아무색이라도 좋으니 좋아하는 색으로 칠하라는 선생님 조언을 듣고나서야 물고기르림을 완성할수 있었습니다.
  • 한친구와 싸움을 했습니다. 태권도학원에 다니던 가닥이 있던 저는 (거의 놀이방 수준으로 나녔지만) 지르기 한번에 그친구의 코피를 터트립니다. 아이들이 놀라 울면서 선생님한태 이르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엉덩이 5대를 맞았습니다. 너무 아팠습니다.

군대가니까.. 자기소개서를 쓰라고 해서 3살때부터 시시콜콜 자폐증 있던거 포함해서 전부 썼습었죠.
거짓말하지마~ 그런게 어딧어! 라는 반응입니다. 나이 20줄이나 먹은녀석이 3살이전의 기억이 있다는게 말이 되냐고 합니다. 기억 있다고 하면 기억이 있다고 생각하는거겠지! 라는군요... 3살 사고이후 5살까지의 기억 공백에 대해서 자폐증때문에 그런것 같다고 설명했더니.. 원래 기억이 없는게 당연하다나요...

초등학교 6학년때 받은 IQ검사결과는 138 이였습니다...
원래 안알려주는건데. 중학교때 충주로 전학가니까 선생님이 알려주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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